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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성·팀워크가 취업문 열쇠
2004.10.15
- 신규채용 면접·인성 평가 비중 커져
합숙토론 주제발표 등 심층·다양화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 채용이 한창이다. 오랜 경기침체 여파로 신입사원 선발을 거르는 업체들이 많고, 그나마 대기업과 정보기술(IT), 은행 등 일부 업종에 국한돼 올해는 어느 때보다 취업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각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개인의 능력보다는 팀원들과 협동해서 일을 잘할 수 있는지,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독창적인 생각을 순발력 있게 끌어낼수 있는지 등을 주로 보겠다고 밝혀, 어느 때보다 면접과 인성·적성 평가의 비중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원이유 정성껏
가상상황 소신껏 ■ 면접이 당락가른다 = 올해 주요 기업 가운데 영어시험 등 별도의 필기시험을 보는 곳은 에스케이그룹과 우리은행 정도다. 나머지 기업들은 거의 모두 서류전형 뒤 인성·적성 평가와 2~3차례의 면접만으로 신입사원을 선발한다.
이미 원서접수를 끝낸 삼성그룹 관계자는 “모든 업무가 팀제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개개인의 능력보다는 사회성이나 협동성, 리더십, 위기대처 능력 등이 휠씬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며, “이를 종합적으로 갖춘 인재를 뽑기위해 면접에 비중을 둘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많은 기업들은 단순한 질문·대답형 면접보다는 토론이나 주제 발표 형식 등의 복합 면접을 선호하고 있다. 500명을 뽑는 동부그룹은 주어진 주제에 대해 1~2분 가량 발표를 하게 하고, 질의·응답을 하는 면접 방식을 도입했다. 100명을 뽑는 쌍용자동차도 토익 점수만으로는 외국어 구사 능력에 대한 변별력이 약하다는 판단으로 토론 능력까지 볼 수 있게 전원 외국인과 토론식 영어회화 면접을 하도록 했다.
■ 적성·인성평가 기업 늘어 = 몇년 전부터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채택하기 시작한 인성·적성 평가는 직접적인 면접 자료로 활용도가 높고, 선발 이후 신뢰도가 충분히 입증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채택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올해 인·적성 평가를 실시하는 기업은 농협중앙회, 두산그룹, 엘지건설, 현대해상, 동부그룹 등이다. 삼성그룹과 에스케이그룹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자체 개발한 프로그램으로 인·적성 평가를 해오고 있다. 300문제로 된 ‘직무적성검사’를 실시하고 있는 삼성 관계자는 “평가 성적과 입사 뒤 5년간 근무성적을 비교해보면 상관관계가 높다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씨제이그룹도 직장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업무상황을 제시하고 답을 찾아보라는 식으로 창의성, 정직성, 팀워크를 알아볼 수 있는 평가를 한다. 하나은행은 사회봉사활동 경험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하기로 했다. 취업포털 스카우트는 “올해만도 철도청과 엘지화학 등 50개 업체에 인·적성 평가 프로그램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 평가방법도 다양 = 하반기 100명을 뽑는 우리은행은 10분 정도의 면접만으로는 지원자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가 어렵기 때문에 서류전형을 통과한 1차 합격자 전원을 대상으로 연수원에서 합숙하면서 과제토론, 운동시합 등으로 심층면접을 실시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축구시합 하나만으로도 협동성, 판단능력, 희생정신은 물론 체력까지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엘지건설은 면접관에게 지원자의 출신 지역, 학교 등 일체의 정보를 주지 않고 실시하는 무자료 면접을 도입했다. 면접관의 자의적인 판단을 막고 사람만 보고 판단하겠다는 뜻이다. 현대상선은 미리 지원자들에게 영업, 마케팅, 회계 등 원하는 부서를 정하도록 한 뒤, 담당 과장급 실무자들이 면접을 하는 방법을 도입했다. 회사 쪽은 휠씬 정확한 검증이 이뤄지고, 당장 실무에 투입할 수 있는 인재를 뽑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샘표식품은 지원자들이 직접 요리를 만들어보는 요리면접을 했다.
함석진 기자 sjham@hani.co.kr
■ 면접을 잘 보려면 어떻게 면접을 잘 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국내 기업 인사 담당자들은 준비성과 순발력, 독창성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하나은행 권준일 인력지원부 부장은 “여기저기 원서를 넣어보다가 그냥 온 것 같은 인상을 주는 것은 면접관들이 가장 싫어하는 유형이다”며, “해당 기업의 가치, 비전 등에 대한 치밀한 사전 공부와 준비를 통해 왜 이 직장이어야만 하는가를 조리있게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화수 잡코리아 사장은 “면접을 할때 회사에서 요구하는 기본 제출서류만 가져갈 게 아니라 스스로 만든 동영상이나 그림, 도표 등을 준비해 짧은 시간 안에 자신의 능력과 업무수행 능력 등을 보여주는 적극성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취업포털 파인드올( www.findall.co.kr )이 국내 150개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에게 물어 추린 ‘뽑아서 후회하지 않은 지원자’ 면접 유형을 보면, △프리젠테이션 능력이 뛰어난 사람 △항상 밝은 표정을 짓는 사람 △당돌하지만 핵심을 찌르는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사람 등을 꼽았다. 반면 ‘뽑아서 후회한 유형’으로는 지나치게 이력만 화려한 사람과, 실속없이 백과사전식 잡다한 지식만 많은 사람을 들었다.
임승옥 금호아시아나그룹 부장은 “여자친구와 약속이 있는데 회사일로 야근이 필요하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또는 당신은 영업에 소질이 없어 보이는데 왜 지원했죠? 등 면접관의 갑작스런 질문에도 얼마나 침착함을 유지하는가도 중요하다”며, “위기대처 능력과 순발력은 중요한 판단 요소”라고 말했다.
토론 면접을 할 땐 자신의 논리로 얼마나 상대방을 잘 설득하는가 외에도, 다른 사람 말을 열심히 들어주고 빨리 이해하는가도 중요한 평가요소라고 인사담당자들은 설명했다.
함석진 최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