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A WILL1

사이트맵으로 이동
[부동산]다운계약서 관행 발붙일 곳 없어졌다 2004.02.13
다운계약서는 오랫동안 한국 부동산시장을 왜곡시키는 주범이었다. 부동산 투자에 있어 장기 보유가 아닌 단기 보유로 차익을 보려는 투기 세력이 존재하는 근원이기도 했다. 1년 미만 실거래 기준 양도세 중과세를 피해 갈 수 있는 방편으로 다운계약서가 이용되었기 때문이다. 매도자야 다운계약서를 쓰면 분명히 이득이지만, 매수자 입장에서 지금까지 다운계약서를 관행처럼 써준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이다.

첫째, 매수자 입장에서는 취득세와 등록세를 저렴하게 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둘째, 취득 금액과 양도 금액을 비교해 탈세를 막을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는 것이다. 해서 나중에 자신이 팔 때도 다운계약서를 쓰면 된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실제로 중개업소에서는 다운계약서를 꺼리는 매수의뢰자에게 이렇게 설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시장 상황이 바뀌고 있다. 대부분의 지역이 투기지역으로 바뀌면서 양도세 부과가 기준시가가 아닌 실거래가로 부과되고 있다. 게다가 양도세 세율이 대폭 오름으로써 다운계약서를 쓸 때 절약되는 취득세와 등록세보다 양도세 추가 부담액이 훨씬 많아졌다. 설상가상으로 자신이 팔 때 다운계약서를 쓸 수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하다. 내년에 주택거래신고제와 국세 통합 전산망이 도입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주택거래신고제’란 계약 체결일로부터 15일 이내에 인적사항과 주택규모, 거래가액 등을 주택 소재지 시장, 군수, 구청장에게 신고하도록 돼 있다. 이 내용은 세무관서에 통보되어 과세자료로 쓰이게 된다. 허위신고를 할 경우에는 취득세액의 5배에 해당하는 과태료가 매수자 및 매도자에게 부과된다.

물론 일부에서는 주택거래신고제가 과연 다운계약서 관행을 없앨 수 있을까에 대해 많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주택거래신고제에서는 검인계약서를 실거래가로 규정하고 수정 및 변동이 불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게다가 내년 초에 실시될 국세통합전산망(TIS)에서 행정자치부의 주민등록 전산망 자료를 넘겨받게 되면 가구 분산으로 1가구 1주택자로 위장하는 것 또한 불가능해진다.

다운계약서를 쓰는 것이 어렵다는 것은, 결국 현 시점에서 다운계약서를 쓰면 향후 양도세 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얘기다. 다운계약서를 부추기고 있는 중개업소들은 향후 주택거래신고제가 도입되면 다운계약서를 원계약서로 해서 검인을 받고, 중개업소 밖에서 서로 실제 거래금액을 쓴 계약서와 차액을 주고받으면 된다는 의견도 내고 있다.

불법적인 부동산거래에 있어 중개업자는 빠지고 매도자와 매수자끼리 조작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향후 이 물건을 매수하는 사람도 이러한 불법적인 거래방식, 즉 다운계약서를 쓰는 데 동의할 것이라는 믿을 수 없는 전제에 근거한 얘기다.

그렇다면 이미 다운계약서를 쓴 사람들은 구제받을 방안이 없는가. 다운계약서와 원계약서를 같이 가지고 있을 경우, 원계약서를 세무서에 신고하면 취득가액으로 인정해 준다. 그러나 그 경우 이전 매도인이 피해를 볼 수 있는 문제가 발생한다.

즉 매도인이 1가구 1주택 소유자이거나 당시 투기지역이 아니어서 기준시가로 양도소득세를 신고했다면 상관없지만, 다운계약서에 기재된 가격으로 신고했다면 양도소득세 차액을 더 배상해야 한다.

이러한 원계약서를 통한 정정도 정부에서 금지할 것을 논의중에 있으므로 다운계약서를 썼다면 미리 정정신고를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매수자라면 다운계약서를 절대로 쓰지 않도록 한다.

특히 분양권의 경우 아직까지 다운계약서가 관행처럼 행해지고 있다. 매도자의 경우는 양도세 부담이 많아 차라리 다운계약서를 쓰고 가격을 미리 깎아주겠다고 하는 일도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와 같은 ‘소탐대실’로 실제 건질 수 있는 매매차익보다 더 많은 양도세가 부과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글 김주영 파인드올 부동산콘텐츠 담당 (young1@finall.co.kr)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