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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도 경매로 나왔다…돌반지·애완동물·그릇 등 ’생계형 매물’ 급증
2004.02.13
- 경기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아기 돌반지를 내다팔고 화장품도 안 바를 정도로 서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에 사람까지 경매물로 나오고 있다.
11일 개인간 직거래 중고품 사이트 파인드유즈드에 따르면 중고매물이 올해초 3만4000여건에서 이달 현재 7만5000여건으로 배 이상 증가했으며 전체 10만여건의 등록매물 중 70%를 넘고 있다.
특히 가구나 가전제품 등 중고매물로 많이 등장하던 품목 외에도 최근에는 아기 돌반지나 애완동물,개인용 소장품까지 매물로 올라오고 있다.
포장마차나 군고구마통,붕어빵 제조기 등 생계형 창업상품들도 인터넷에서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
인터넷 경매사이트 옥션에는 최근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군고구마통이 하루에 5∼6개꼴로 경매에 올라오고 있고 지난 한해 600여대가 판매됐던 커피,팝콘,껌 등 각종 자판기도 올들어 지난달말까지 무려 2000여대가 팔렸다.
또 '부도','폐업' 등으로 등록된 제품들이 하루에 200여건에 달하고 있고 이중에는 옷가게,책방,비디오대여점,만화대여점 등에서 나온 매물이 가장 많다.
이들 상품의 주 구매층은 20대 후반에서 30대 후반으로,여기에는 장기불황으로 인한 취업난과 30대까지 확산된 조기퇴직 세태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여성용 화장품은 외환위기 때보다 더 안팔리고 있다. 직판(신 방문판매) 비중이 높은 코리아나와 한국화장품 등은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30∼40% 가량 줄었다.
한편,옥션에는 자신이나 친구를 1000원 경매에 매물로 올려 놓는 '인간경매'가 최근 일주일 사이 5건이나 거래됐던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이들은 상품목록에 '늑대목도리 장만하세요','다목적 애완동물','따뜻한 36.5도 생체난로','남자분은 입찰하지 마세요' 등으로 소개하면서 "인연이 없는지 여자(남자)친구가 안생긴다"며 매물로 올려 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뒤늦게 파악한 옥션은 사람경매를 발견하는 즉시 경매중지하고 판매자와 입찰자들에게 경고 메일을 보내는 등 적극적인 제재에 나섰다.
옥션 관계자는 "악의성이 없고 불법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여성의 경우 원조교제나 성매매 등 범죄에 악용되거나 인간경시 풍조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철저히 차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명희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