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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아파트 매물 `봇물`
2003.12.08
- (::고강도대책앞두고 하락세 급속 확산::)
“지금의 아파트 시장 상황은 마치 폭풍전야 같아요.” 15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삼성·한신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 있는 D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는 나금주씨는 “정부 대책이 나오기 전인데도 벌써부터 싸게라도 좋으니 빨리 팔아달 라는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안정대책 발표를 앞두고 서울 강남권의 집 값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분당과 용인, 평촌, 평택 등 수도권 지역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들 지역에선 최근 호가를 내 린 매물이 계속 나오고 있으나 아파트를 사려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다.
특히 얼마전까지 중·대형 평형대를 중심으로 투기세력이 몰리면 서 아파트값이 폭등세를 보였던 분당 신도시의 경우 중개업소마 다 호가를 낮춘 매물이 쌓이는 등 거품이 급속히 꺼지고 있다.
정부의 고강도 대책에 따른 불안심리가 확산되고 있는 데다 최근 이곳이 양도세를 실거래가 기준으로 부과하는 투기지역으로 지 정되면서 분당의 아파트시장은 꽁꽁 얼어붙은 분위기다.
야탑동 벽산아파트 27평형은 이달초 3억8000만원선에서 거래가 이뤄졌으나 최근 며칠새 3억5000만원대로 호가가 내려앉았다. 야 탑동 매화공무원2단지 26평형도 1000만~2000만원 내린 2억6000만 ~2억7000만원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금곡동 청솔유천화인아파트 32평형의 경우 급매물이 나오면서 4억5000만원에서 4억원으로 무려 5000만원이나 떨어졌다.
야탑동 지구촌공인 관계자는 “강남권 집값 상승 및 하락세가 분당으로까지 번지는 데는 통상 2주~한달 정도 걸렸는데 이번의 경우 파급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졌다”면서 “1가구 다주택보유 자에 대한 과세 및 양도세 강화 등 정부의 추가 대책의 파괴력을 시장이 이미 감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달초까지 매물 품귀 현상을 보이면서 호가 강세가 지속되던 용 인 성복, 상현, 수지, 죽전 일대 부동산시장도 거래 공백상태에 빠져들면서 된서리를 맞고 있다.
평택 지역도 투기지역 지정 여파 등으로 거래 자체가 완전히 끊 긴 상태다. 비전동 일부 단지에서는 호가를 낮춘 매물이 서서히 고개를 내밀고 있다. 럭키 덕동아파트 31평형의 경우 호가가 100 0만원 내린 1억4000만원에 급매물이 등장했다. 한미아파트 36평 형도 하루새 500만원 떨어져 1억500만원선을 보이고 있다.
인근 연세공인 유치권 대표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매도자가 거래의 주 도권을 잡았지만 이제는 분위기가 매수자 우위로 반전됐다”면서 “보유세나 융자 축소에 대한 부담보다는 가격이 더 오르기 어 렵다는 심리가 더 큰 요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밖에 하남, 광명, 의왕 등지에서도 500만~1000만원 떨어진 급매물이 하나둘 씩 등장하고 있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자들의 설명이다.
한편 벼룩시장의 인터넷사이트인 파인드올에 따르면 지난 13일 6 20건이 접수됐던 분당지역의 아파트 매물은 14일 1920건으로 늘 어난데 이어 15일 총 2161건이 신규 매물로 나오는 등 매물이 하 루가 다르게 크게 늘고 있는 실정이다.
조철현기자 choch@munhw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