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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중고품 시장 활기…공짜나 다름없네!
2003.12.08
- TV+냉장고+세탁기+침대+‥=18만원
석달 전 취직을 해서 지방에서 서울로 거처를 옮긴 회사원 이아무개(28)씨는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통해 ‘한살림’ 장만했다. 다음카페의 원룸·전세 직거래 카페의 중고용품 벼룩시장을 뒤져서 나온 물건으로 싼 값에 가구를 비롯한 살림살이 일체를 마련한 것이다.
텔레비전·냉장고·세탁기·전자밥통·가스레인지·책상·침대·화장대를 모두 마련하기 위해 이씨가 쓴 돈은 18만원이었다. 용품 직거래 카페에는 이들을 대상으로 저렴하게 택배를 해주는 심부름꾼도 있어 운송비용을 더욱 아낄 수 있었다.
이씨는 “새 것과 비교해볼 때 중고품의 품질이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며 구입한 중고품에 대해 만족하면서 “결혼해서 새 가구와 살림살이를 마련할 때까지 중고품을 계속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이씨처럼 인터넷 중고품 알뜰장터를 이용하는 실속파 네티즌이 많이 생겨났다. 경기가 지속적으로 위축되면서 중고품 거래가 늘었다. 인터넷을 통한 중고품 거래는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지만, 오프라인 시장에서의 중고품 거래는 늘기보다 오히려 위축되는 모습을 보인다.
시장특성상 정확한 통계 자료가 없지만 중고품 거래업 종사자는 “내수경기가 위축되고 있지만 오프라인 시장에서의 중고품 거래규모는 최근 3년 동안 계속 줄어든 것 같다”고 설명한다.
판매자는 유통비용 줄이고
구매자는 발품·가격 부담 덜어
컴퓨터·유아용품등 거래 급증
실속 네티즌들 한살림 뚝딱!
온라인에선 상황이 다르다. 알뜰파를 위한 카페와 중고품거래 사이트들이 인터넷상에서 많이 생겨났다. 국내 대표적인 온라인 장터이자 중고품 매매시장 선두주자인 옥션(auction.co.kr)에선 “컴퓨터 제품과 유아용품을 중심으로 중고품 거래가 크게 늘고 있다”고 밝혔다.
올 들어 옥션에서 판매된 중고 피시는 약 1만4천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판매대수(약 8천대)에 비해 75% 가량 늘어났다. 어린이·유아용 중고품 거래는 올해 1만2천여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배 가까이 늘었다.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을 통한 중고품 시장이 활성화되는 이유는 “인터넷사용자 그 중에서도 여성이 크게 늘었다는 것과 인터넷을 통한 유통비용이 절감 때문”이다.
실제로 옥션의 여성고객 비중은 1999년말 14%에서 현재 전체 회원의 41% 수준인 290만명으로 늘었다. 옥션 커뮤니케이션팀의 배동철 이사는 “특히 20대 후반~30대 후반 기혼여성층은 한해동안 세배 넘게 증가했다”며 “높은 구매력의 이들 여성은 경기에도 민감해 온라인 중고품 거래 확산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밝혔다.
배 이사는 불황기에 오프라인쪽의 중고품 거래가 늘어나지 않은 반면 온라인을 통한 중고품 거래가 크게 늘어난 이유에 대해 “소액 다품종의 중고품 거래에 인터넷이 이용되면 접근성이 높아지는 데다 매장운영비·홍보비 등 유통에 드는 비용을 줄일 수 있어 판매자 구매자 모두에게 중고물품 매매가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옥션 등 온라인 중고품 거래의 높은 효율성에 힘입어 중고품 거래의 중심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다. 중고품 매매 생활정보지들이 온라인쪽으로 눈을 돌린 것도 오래전 일이다. 이제는 생활정보지들이 검색포털사이트들과의 제휴를 통해 포털사이트에 접속하는 네티즌 전체를 고객으로 삼아가고 있다. 올해 들어 벼룩시장(findall.co.kr)이 야후코리아와 제휴하고 가로수(garosu.com)가 다음과 제휴하는 등 온라인 중고품 장터가 갈수록 확장되고 있다. 김주연 다음 사고팔고(4989.daum.net) 팀장은 “앞으로 카페 등 커뮤니티를 최대한 활용한 중고품거래 사이트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승훈 <인터넷한겨레> 기자 whminer@news.hani.co.kr